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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야기

또 돈 퍼줘? 통신사, 7년째 국민분노 테스트(조선비즈)


기본료 내릴땐 1000원 찔끔 인하… 주주들에는 통 큰 '배당금 잔치'

지난해 설비투자 자금이 바닥난다며 통신요금 인하에 난색을 표했던 이동통신 업계가 올해 또 수천억원의 ‘배당잔치’를 준비 중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통신업체가 외국인 지분율이 높다는 점에서 국내 가입자 통신요금을 통해 번 돈으로 외국 투자자 배만 불린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 요금인하 못한다던 통신사…수천억 배당잔치

하성민 SK텔레콤(017670) (137,500원▼ 4,000 -2.83%)사장은 2일 실적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보통주 1주당 94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현금배당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에서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의 발행주식 수가 8074만 5711주라는 점을 감안하면 총 배당액은 759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SK텔레콤이 지난해 벌어들인 연간 당기순이익 1조5826억원의 48%에 달하는 금액이다. SK텔레콤의 현금배당안은 주주총회를 통해 최종 승인된다.

앞서 지난달 30일 실적발표를 마친 LG유플러스(032640) (6,200원▼ 100 -1.59%)역시 1주당 150원씩, 총 648억원을 배당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LG유플러스의 지난해 당기순이익 847억원의 76% 수준이다.

KT는 아직 연간 실적 및 현금배당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역시 대표적인 고배당주로 꼽힌다. KT는 지난해 초, 2010년에 벌어들인 당기순이익의 절반을 주주들에게 나눠줬다.

◆ “국민의 재산 주파수로 장사하면서…”

이동통신 업체들의 배당잔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SK텔레콤은 지난 2006년 이후 ‘배당성향’ 40% 이상을 고수하고 있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에서 배당액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배당성향이 높을수록 한 해 벌어들인 수익 중 주주들에게 나눠주는 금액의 비율이 높다는 뜻이다.

KT 역시 2006년 이후 30% 이상의 배당성향을 유지하고 있으며, 특히 2009년에는 당기순이익의 98%를 배당한 바 있다. LG유플러스는 2009~2010년 사이 벌어들인 돈의 30% 정도를 주주들에게 나눠주는 데 썼다.

특히 이동통신 업체들은 대표적으로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종목으로 KT·SK텔레콤은 주주의 40% 정도가, LG유플러스는 20% 안팎이 외국인 주주다. 이 때문에 국민의 재산인 전파를 이용해 사업을 영위하는 통신업체들이 해외 주주들 주머니를 채워주는데 급급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동통신 3사는 지난해 통신요금 인하 여론이 들끓자 월 기본료 1000원씩을 인하, 생색내기에 그쳤다는 비난을 받았다. 또 지난해 연말에는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 출시와 함께 통신요금 수준을 약 20% 정도 높여 작년 기본료 인하 효과를 희석시켰다. 특히 4세대(LTE) 서비스에서는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없애 오는 4월 이후 전국망이 개통된 후에는 통신 소비자들이 요금폭탄을 맞을 가능성이 커져 통신회사들의 수익은 더욱 급증할 전망이다.

전응휘 녹색소비자연대 상임이사는 “현금 배당을 많이 한다는 것은 설비투자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통신요금을 인하할 수 없다는 업체들 주장이 허구라는 것을 명백하게 증명한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안석현 기자 ahngija@chosun.com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2/03/2012020301003.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