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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

[단독] ‘먹튀 회장님’ 구치소 노역이 ‘일당 5억’?(한겨레)

 

허재호(72) 전 대주그룹 회장

벌금 249억 미납 허재호 전 회장
49일만 일하면 벌금 면제받게 돼
허씨쪽 “귀국 검토”…노역 뜻 비쳐
유치 환산금에 ‘봐주기 판결’ 논란

17일 광주지검과 전 대주그룹 계열사 관계자 등의 말을 종합하면, 허 전 회장은 이달 중 귀국해 벌금 미납액 249억원을 내는 대신 구치소에서 하루 5억원짜리 노역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허 전 회장 쪽 인사는 “거액의 벌금을 낼 형편이 안 돼 노역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적절한 귀국 날짜를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경제적 사정으로 벌금을 내지 못해 노역장에 유치될 경우 환산하는 금액은 법관 재량으로 결정된다. 현행 형법에는 하루 노역장 환산 금액에 대한 규정은 없으며, 노역장 유치 기간은 3년 이하로 규정돼 있다.

허 전 회장은 2012년 3월 벌금 249억원을 내지 않아 수배된 상태다. 대법원은 2011년 12월 허 전 회장에게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 및 벌금 254억원을 확정했다. 그의 노역장 하루 유치 환산 금액은 항소심 재판부가 5억원으로 확정했다. 그가 귀국해 노역을 하면 49일만 구치소에서 일하면 된다. 광주지검 관계자는 “허 전 회장이 검찰 수사를 받으며 하루 긴급체포됐기 때문에, 254억원 벌금 가운데 5억원을 납부한 것으로 계산됐다”고 말했다.

허 전 회장의 ‘노역장 일당’ 5억원을 두고 봐주기 판결이란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2008년 12월 징역 3년 및 벌금 508억원을 선고하면서 벌금을 내지 않으면 하루 노역장 일당을 2억5000만원으로 환산해 유치하도록 했다. 광주고법 형사1부(당시 재판장 장병우)는 2010년 1월 허 전 회장의 벌금을 254억원으로 절반 삭감하고 노역장 유치 하루 일당은 5억원으로 올렸다.

2008년 탈세 등의 혐의로 벌금 1100억원을 선고받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노역장 하루 유치 환산금 1억1000만원의 5배 가까운 액수다. 시민단체들은 ‘봐주기 판결’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허 전 회장이 내지 않은 국세 136억원과 지방세 24억원에 대해서도 국세청은 뒤늦게 허 전 회장의 부동산을 압류하고 나섰다. 국세청은 경기도 광주시에 있는 ㅂ물산 소유 아파트(300가구) 건설 터에 대해 채권 압류를 했다. 300억원대 투자액 가운데 91억원이 허 전 회장의 지분으로 전해졌다.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society/area/62863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