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이야기

'국민성금' 사용 실태 보니…주먹구구식 운영(SBS)

<앵커>

해마다 100억 원에 가까운 국민성금을 모아서 운영하는 공익재단이 자금을 불투명하게 써오다가 적발됐습니다. 법인 카드를 유흥주점에서 사용하거나 잘못된 투자로 거액을 날리기도 했습니다.

윤나라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1998년 외환 위기 당시 금 모으기 운동 자금을 모태로, 일자리 창출 사업을 주로 하는 '함께 일하는 재단'입니다.

1년 예산이 200억 원 정도인데, 절반을 국민 성금으로 충당하고 있습니다.

재단법인이라 노동부의 관리·감독을 받습니다.

노동부가 올 1월 감사를 실시했습니다.

한 임원이 업무와 무관한 국제 행사에 참석하는데 450만 원을 지원받았습니다.

법인카드를 유흥주점에서 쓰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임원은 법인카드 사용의 90%를 어디에 썼는지 기재하지 않았는데, 일부 고교 동창과의 식사 등 업무와 무관한 곳에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재단 이사 3명이 2천600회에 걸쳐 법인카드를 사용하면서 용도를 기재하지 않은 비율이 70%에 달했습니다.

[은수미/새정치민주연합 의원,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 법인 카드 미기재라는 것은 현재의 우리 스탠다드상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쌈짓돈으로 쓴 게 아니라 국민성금을 업무상 목적에 맞게 제대로 썼다 이걸 입증해야 하는 거예요.]

재단은 지난 2007년 사모펀드에 12억 원을 투자했다가 1억여 원을 손해 봤습니다.

투자를 결정한 재원 운영위원이 해당 사모펀드의 CEO였습니다.

감사를 마친 노동부는 불투명 사용 금액에 대해 회수조치를 내렸습니다.

함께 일하는 재단은 법인카드의 용처를 기록하지 않는 건 관행이었다며 감사에서 지적된 금액을 모두 반납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국민성금을 모아 주먹구구로 운영하고 불투명하게 사용한 데 대한 비난은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영상취재 : 이재영, 영상편집 : 정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