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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야기

"38억년 전 지구에 유성 폭풍… 그 운석들이 금덩어리 됐다"(조선일보)

 

英 과학자 연구자료 발표… 지각에 金 풍부한 이유 설명

진주에 떨어진 것과 같은 운석, 1g에 2~5달러에 거래돼

운석(隕石)은 하늘에서 떨어진 노다지일까. 지난 10일과 11일 경남 진주에서 운석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국내외 운석 사냥꾼들이 진주로 몰리고 있다. 극지연구소가 "두 암석은 운석"이라고 공식 발표한 16일 진주에서 운석으로 추정되는 세 번째 암석이 발견됐다.

진주 운석은 노다지라고 부르기엔 무리다. 운석 노다지설(說)은 지난달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의 메달에 포함된 운석이 1g당 236만원으로 알려지면서 퍼지기 시작했다. 이는 순금의 40배 가격이다. 극지연구소가 확인한 진주 첫째·둘째 운석 무게가 각각 9.36㎏과 4.1㎏이다. 그러니 추정 가격이 각각 약 221억원과 96억원에 이른다는 것.

하지만 진주 운석을 판명한 극지연구소 관계자는 "운석 금메달은 올림픽이라는 상징성이 있어서 고가로 평가된 듯하다"며 "진주 운석을 그와 연관시키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진주 운석과 같은 종류의 운석은 해외 거래 사이트에서 1g당 2~5달러 수준에서 거래된다. 최대 5달러로 따져도 9.36㎏짜리 운석은 5000만원 정도가 된다.

과학자들은 운석 자체는 노다지가 아닐지 몰라도 운석이 지구에 금과 생명이라는 노다지를 전달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금은 지구의 껍질 격인 지각(地殼)에서 1000t당 1.3g 정도가 발견된다. 이는 지구의 형성 이론으로 보면 매우 높은 농도다. 45억년 전 지구가 처음 생겨났을 때는 온통 용암 천지여서 금이 녹아서 지구의 핵으로 가라앉았다는 것이 과학계의 정설이다. 그런데도 아직 지각에는 금이 풍부하다.

영국 임피리얼대의 매티아스 윌볼드(Wilbold) 교수는 이 모순을 '유성(流星) 폭풍'으로 설명했다. 금을 함유한 운석들이 용암이 들끓던 지구 표면에 부딪히면서 지각에 추가로 금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운석은 별똥별이라고 하는 유성이 대기권에서 다 타지 않고 지구에 도달한 것이다. 윌볼드 교수는 38억년 전 유성우가 마치 폭풍처럼 지구에 쏟아져 지금의 금을 형성했다고 설명한다.

연구진은 2011년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이를 입증하는 증거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유성우 폭풍이 몰아치기 전인 44억년 전의 암석을 분석했다. 그린란드에서 발견된 이 암석은 금과 유사한 성질을 보이는 텅스텐 동위원소 비율이 유성우 폭풍 이후와 완전히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생명과학자들은 운석이 생명체의 근원인 아미노산을 전해줬다고 본다. 운석에서는 단백질 구성 성분인 아미노산 구조가 많이 발견된다. 즉 운석이 지구에 충돌하면서 아미노산을 전달했고, 여기서 생명체가 발달했다는 것이다.

[이영완 기자]
조선일보 http://news.naver.com/main/ranking/read.nhn?mid=etc&sid1=111&date=20140318&rankingSectionId=105&rankingType=popular_day&rankingSeq=1&oid=023&aid=0002709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