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혜의샘

쇠고기 부위 잘게 나누자 경쟁력이 생겼다

판교·수진에 고기 백화점 연 영월 농업법인 '다하누'
보통 10가지로 나누는데 36가지로 섬세하게 나눠, 소비자 기호에 맞게 상품화

직거래로 유통 경로 줄여 마트보다 30% 싸게 공급

지난 10월 21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와 수진에 각각 면적 330㎡, 165㎡ 규모의 고기 전문 백화점이 문을 열었다. 쇠고기·돼지고기부터 오리고기까지 사람들이 즐겨 먹는 다양한 고기를 팔고 있다. 강원도 영월 '다하누촌(村)'을 만든 농업법인 다하누가 '지방에서 시작한 반값 고기 바람을 수도권에서도 이어가자'는 목표를 갖고 세웠다. 현재까지 판매 실적을 보면 성공적이다. 업체는 "판교점 기준으로 평일 매출은 2000만원, 주말 매출은 4000만~5000만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 고기 백화점이 내세우는 가장 큰 강점은 싼 가격. 대형마트에서 100g당 2800~4500원 하는 한우 불고기·국거리(사태)가 이곳에선 1980원에 팔린다. 마트에선 100g당 7840원인 1등급 등심도 5980원, 100g당 2980원인 삼겹살도 1980원이다. 부위별 차이는 있지만, 평균적인 소비자가격과 비교했을 때 대략 30% 정도 저렴하다. 어떻게 이 가격이 가능할까. 최계경 대표는 "고기를 부위별로 철저히 세분화해 남들이 잘 쓰지 않는 부위까지 상품화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인기 없는 부위도 참신한 상품으로

농림식품수산부는 쇠고기를 도축 방식에 따라 등심·목심·사태 등 10개 부위로 나눈다. 하지만 노련한 정육업자는 29개 부위까지 고기를 세분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농식품부가 '등심'이라고 규정한 부위는 '등심' '꽃등심' '채끝등심' 등 3개 부위로, '우둔살(소 엉덩이살)'은 '우둔살' '설도'로 다시 나눌 수 있다. 소비자들이 그냥 우둔살이라고 알고 먹는 부위가 전문가 관점으로는 설도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최계경 대표는 "일반 대형마트엔 이 29가지도 다 갖추고 있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다하누는 29가지에 부채추리 등 7개 부위를 더해 36가지로 세분화했다"고 말했다.

고기 부위를 세분화한 것은 가격 할인에도 영향을 끼쳤다. 일반 유통업체에서 쇠고기 구이(로스)용으로 파는 고기는 거의가 등심·안심이다. 100g당 6000원~7000원대다.

하지만 다하누는 설깃살 안에 있는 '우각살'이라는, 일반인들은 거의 모르는 부위를 따로 떼내 구이용 제품으로 만든다. 쫄깃한 식감이 좋아서 등심·안심에 맛이 뒤지지 않기 때문이다. 우각살은 한우를 29가지 부위로 분류했을 때도 분류되지 않는 부위다. 이곳에선 우각살 100g을 4000원에 판매한다. 국거리용 설깃살로 판다면 100g에 2980원 받을 걸 1020원 더 받는 셈이다. 이처럼 우각살을 따로 상품화해서 수익을 올리기 때문에 일반 설깃살 가격은 대형마트 가격보다 더 싸게 책정할 수 있는 것이다. 우각살은 등심·안심보다 가격이 저렴해 구이용 고기를 찾는 소비자들에게도 결과적으로는 이득이다.

같은 쇠고기나 돼지고기라도 소비자들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인기가 낮아서 제품화되지 않는 소위 '처지는' 부위도 특유의 맛을 살려 새로운 제품으로 개발했다. 우둔살을 애주가 사이에서 술안주로 인기가 높은 육포로 만들거나, 여름철엔 거의 팔리지 않는 뼈를 우려서 곰탕으로 만들었다.

◇직거래로 유통 경로 줄여

직거래 등을 통해 불필요한 유통 경로도 최소화한 점도 가격 할인 비결 가운데 하나다. 일반 유통업체의 경우, 농가에서 기른 가축이 정육점으로 오기까지는 도축용 가축 수집업자, 도축장, 육가공공장, 도·소매상을 중간에 거친다. 하지만 다하누는 축산 농가에서 기른 소를 직접 구매해 도축장으로 가져가서 고기를 도축한 다음 다하누가 운영하는 육가공공장에서 손질하고 매장으로 가지고 온다.

조선비즈 오윤희 기자 oyounhee@chosun.com

'지혜의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정해골의 진실  (0) 2012.01.21
오파츠(Out of Place Artifacts, OOPARTS)  (0) 2012.01.21
[유틸] 파일명 일괄변화 프로그램 darknamer  (0) 2012.01.13
가족간의 호칭  (0) 2012.01.04
터지지 않는 타이어  (0) 2012.01.04
소니, 종이로 배터리 만들었다  (0) 2011.12.22
저절로 깨끗해지는 섬유 개발  (0) 2011.12.21
걷고 뛰는 물고기 발견  (0) 2011.12.13
만 나이 계산기  (0) 2011.12.06
인도의 수학  (0) 2011.12.06